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동학농민혁명 2차 봉기 참여자에게 서훈을 추서하는 법률을 당 차원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학농민혁명 관련 단체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정무위원회에서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직접 패스트트랙으로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규 동학서훈국민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한 동학 관련 단체 대표 10명이 참석해 김병기 원내대표, 안호영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 진성준·박희승 의원과 함께 서훈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안호영 위원장은 “완주 삼례가 2차 봉기 출발지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며 “2차 봉기는 명백한 항일 봉기인 만큼 국가 차원의 예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성준 의원도 “여야 합의와 대통령 거부권 가능성 때문에 2024년 당시 밀어붙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며 “당론 채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승 의원 역시 최근 예결위에서 국가보훈부에 문제를 제기한 사실을 언급하며 “항일 봉기 유공자 예우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당론 채택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단체 대표들은 “2차 봉기 유족이 481명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예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용규 상임대표는 “정부가 을미의병 참여자 149명을 독립유공자로 서훈하면서, 정작 그보다 앞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인 동학농민군을 외면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동학농민혁명은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이자 항일정신의 기반”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정당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도 “대통령과 민주당 대표도 여러 차례 혁명의 가치를 언급한 만큼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서훈 관련 법률이 진작 제정됐어야 했는데 송구하다”며 “다수 의원이 유공자 예우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이윤영 동학혁명기념관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국민이 자랑으로 여겨준 덕분에 오늘 같은 자리가 가능했다”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국민의 지속적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