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숨진 환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자 수와 대기 기간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뇌사 장기기증자는 오히려 감소해 장기이식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 수는 2020년 2,191명에서 지난해 3,096명으로 1.4배 증가했다.
장기별로 보면 신장이 1,676명(54.1%)으로 가장 많았고, 간장 1,117명(36.1%), 심장 142명(4.6%), 폐 88명(2.8%), 췌장 72명(2.3%) 순으로 나타났다.
대기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2020년 3만5,852명에서 올해 8월 기준 4만6,935명으로 1.3배 늘었다. 이 중 신장이 전체의 78.6%(3만6,901명)를 차지했고, 이어 간장 6,609명(14.1%), 췌장 1,602명(3.4%), 심장 1,271명(2.7%) 순이었다.
대기 기간 또한 해마다 길어지고 있다. 신장의 경우 2020년 평균 2,222일(약 6년)에서 올해 2,963일(약 8년 1개월)로 늘었고, 췌장은 같은 기간 1,391일에서 2,800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뇌사 장기기증자는 2016년 573명에서 지난해 397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증 건수도 1,888건에서 1,377건으로 줄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뇌사 장기기증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인구 100만 명당 뇌사 기증률은 한국이 7.75%로, 미국(28.4%), 스페인(26.22%), 스웨덴(17.1%), 독일(11.44%), 영국(10.28%) 등에 크게 뒤처졌다.
박희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 여파로 장기기증 참여가 줄어드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환자들이 수년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장기기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기증자 예우를 강화하고, 기증희망등록 절차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