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시설에 의사 또는 계약의사를 두도록 한 법적 기준이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희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남원·장수·임실·순창, 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계약의사 배치 대상 아동복지시설 175곳 중 실제 계약의사가 있는 곳은 단 5곳(2.9%)에 불과했다.
이들 모두 제주도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로, 전국 대부분 지역 시설에는 의사가 전무한 실정이다.
현행 아동복지법 시행령은 아동 30명 이상이 생활하는 아동보호치료시설과 아동양육시설에 의사 또는 계약의사를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과 인력난 등으로 인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5 아동분야 사업안내’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급여 실무편람’에서도 계약의사 배치가 가능함을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행정적 혼선으로 배치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 의원은 “심리적·정신적 치료가 필요한 아동들이 많지만 의료 지원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의료기관과 보건소, 아동복지시설을 연계해 계약의사가 정기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장기요양기관의 계약의사 운영처럼, 아동복지치료시설에서도 복지·의료 연계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아동복지시설은 단순 보호를 넘어 치료와 회복의 기능을 해야 한다”며 “아동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실질적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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