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의료대란 여파가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지역·필수·공공의료의 취약성이 심각하게 드러나면서 전북 지역민의 건강 안전망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공의 복귀 및 확보를 위한 수차례의 특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는 전국적으로 모집인원 대비 선발률이 59.1%에 그쳤으며, 지역별 편차가 커 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지역별 전공의 선발률을 살펴보면, 세종이 16.7%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며, 전남(22.2%), 경북(31.2%) 등 비수도권 지역은 평균을 훨씬 밑도는 심각한 상황을 보였다.
전북 지역 역시 모집인원 441명 중 242명이 선발되어 선발률은 54.9%를 기록, 전국 평균(59.1%)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로 대표되는 인기 과목에 대한 쏠림 현상은 필수 의료 공백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93.5%), 안과(91.9%), 성형외과(89.4%) 등은 높은 선발률을 보인 반면, 소아청소년과는 전국적으로 13.4%, 병리과는 17.9%로 극심한 기피 현상을 보였다.
이 중에서도 비수도권 지역의 상황은 재앙 수준이다. 필수 의료의 핵심인 소아청소년과 선발률은 비수도권에서 8.0%에 불과했으며, 심장혈관흉부외과(4.9%), 핵의학과(3.4%) 순으로 지역 필수 의료의 공백이 심각하게 나타나, 전북 지역민들이 필수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의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감소 문제도 심각하다. 공보의 수는 2016년 3,493명에서 올해 2,551명으로 10년 만에 27%나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의정 갈등이 절정에 달했을 당시 신규 공보의는 전년 대비 36% 급감한 708명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738명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전북 지역의 공보의 현황 역시 심각하다. 2016년 374명이었던 전북 공보의 수는 2025년 현재 253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처럼 공보의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보건지소 1,273개소 중 17.3%에 달하는 220개소에는 공보의가 아예 배치되지 못했다. 이는 도서벽지가 많은 전북 지역의 보건지소 운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문제다.
박희승 의원은 우리나라의 공공의료기관 기반 자체가 OECD 평균에 비해 극도로 취약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5.2%, 병상수 비율은 9.4%에 불과하다. 인구 백만 명당 공공의료기관 개소수 역시 4.25개소로, OECD 평균인 13.9개소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박희승 의원은 이 같은 자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가 지역, 필수, 공공의료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졌으며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취약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모든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보편적 공공보건의료 기반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공공의대 설립 등을 통해 의료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의료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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