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제도가 최근 4년 만에 33배 이상 급증하며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동시에 불법체류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국회의원(전주을)은 지난 24일 오후 5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계절근로제 운용 효율화와 전문성 강화 국회토론회'를 개최하고,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 방안을 모색했다.
계절근로제는 농번기 때 농촌 일손을 돕는 외국인 근로자를 한시적으로 고용하는 제도로 2017년부터 정식 시행되었다. 이 제도를 통해 들어오는 계절근로자는 2021년 1,850명 수준이었으나, 불과 4년 만인 2025년 8월 현재 61,966명으로 무려 33배 이상 폭증하며 농촌 현장의 인력난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급격한 양적 성장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4,271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 문제와 더불어, 지자체의 인력 및 예산 부족, 브로커의 개입, 그리고 표준화된 관리체계 부재 등 여러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7월 국회는 '출입국관리법'과 '농어업고용인력지원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는 표준 근로계약서 도입, 보험 의무화, 근무처 변경 허용 등 근로자 권익을 강화하는 내용이 법에 명시되었으며, 국무총리 소속 배정심사위원회가 인력 수급 규모를 조정하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계절근로 운영 전문기관' 도입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제도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전문기관은 계절근로자의 선발, 입국, 교육, 노무관리 등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기존의 난맥상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문기관이 맡아야 할 구체적인 기능과 현장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발제를 맡은 유민이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의 순환보직과 인력 부족으로 현장 대응이 지연되고, 이 과정에서 브로커 개입이 구조화되어 불공정 계약과 인권침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며 전문기관이 해외 모집과 분쟁 조정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강진우 한국이민재단 차장도 "브로커 개입을 차단하려면 전문기관이 해외 모집 단계부터 개입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노서림 법무법인 '길' 노무사는 "계절근로자의 21%가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다국어 표준계약서와 임금명세서 의무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근로자 권익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이성윤 의원은 "계절근로 제도가 급격히 확대된 만큼 농가와 근로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투명한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와 대안들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꾸준히 챙기겠다"고 덧붙이며 제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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