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로서의 꿈을 향해 한겨울 전국을 누비며 뛴 한 사람이 있다. 

전북출신 김광종 무소속 대선 후보는 19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의회 기자실을 찾아 끝내 대선 후보 등록에 실패했음을 담담히 털어놨다. 

실패의 배경엔 ‘6천 명의 서명’이라는 높은 벽이 있었다.

“모바일로 하면 되지 않냐고요? 이건 아니에요. 주소까지 다 적게 되어 있거든요. 내 주소를 왜 당신한테 알려줘야 하느냐, 다들 거기서 막히는 거예요.”

김 후보의 목소리엔 분노보단 애절함이 담겨 있었다. 

SK 사태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그는 “추천인 명부에 상세 주소, 생년월일까지 적으라고 하는데, 지금 세상에 누가 그렇게 다 공개해주냐”고 반문했다.

그는 추천인 6천 명을 모으기 위해 600장의 서명지를 준비했고, 직접 전국 5개 시도를 돌며 배포하고 수거했다. 

"총 450장, 약 4,500명은 받았어요. 그중 대부분은 각 지역 기준도 넘겼는데, 결국 인천에서 부족했습니다."

김 후보는 “서류를 다 채워 들고 갔지만, 마감 직전 결국 숫자가 모자라 등록을 포기해야 했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돈도 삼천여만원 이상이나 소요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하루하루 추위 속에서 무소속 후보로서 전국을 누비며 대선에 도전해서 출마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몸이 부서져라 뛰었는데, ‘슬그머니 불출마’했다고 기사가 나가더라"며 자신이 받은 4,500여명의 서명부를 내보이며 "이게 슬그머니냐? 죽도록 뛰었는데”라며 분개해 했다.

김광종 후보는 이번 대선 후보 등록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불합리한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며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두세 사람의 소수인원 서명만 받아도 정당 등록이 되고 이념과 정책을 더 보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않다"며 "우리나라도 출마 후보자 등록제도가 바뀌어야 된다"고 주장하며  “언젠가 국민 한 명 한 명의 뜻이 왜곡되지 않도록, 이런 절차도 바뀌게 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제 21대 대선이라는 거대한 무대에서 기간의 늪에 빠져 결국 대선후보자로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그의 도전에 대한 집념은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크다"고 하는 김광종 후보의 말 한마디가 그간의 모든 고생을 설명해주는 듯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