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는 각 팀별로 10경기 안팎을 남겨두고 있지만 가을야구를 위한 마지노선인 5위 자리의 주인공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자고 일어나면 주인공이 바뀐다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다.

여기에 3개월 동안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삼성이 시즌 막판 NC에 2경기차로 쫓기게 됐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 중인 NC는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대역전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6개월여의 기나긴 여정의 종착지가 보이는 가운데 이번 주(21~27일)는 순위싸움을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혈투가 예고됐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82승52패)는 최근 3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NC 다이노스(78승2무52패)가 7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무서운 기세로 따라 붙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두 팀간 맞대결이 펼쳐진다. 22일 대구 홈에서 열리는 대결은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삼성으로서는 NC를 꺾을 경우 1위 자리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한편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고 해도 자신감을 안고 임할 수 있다.

NC는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선두 자리가 가시권에 들었다. 최근의 상승세라면 지는 것이 힘들어 보일 정도로 기세가 대단하다.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다. 특히 지난주 4할대(0.411) 팀타율은 NC의 상승세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대구 원정 이후로는 한화, KIA, LG,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여 경기를 치른다. LG(4승1무9패)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팀을 상대로 올 시즌 10승 이상을 쌓고 있어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 주 8위로 시작한 SK 와이번스(63승2무68패)는 5승1패를 기록하며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선발진의 호투 속에 불펜진은 철저히 뒷문을 지켰다. 하위 타선에서 불을 뿜으며 상대를 괴롭혔다.

SK는 KIA를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23일부터 넥센과 2연전을 치른 뒤 25일 선두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현재로서는 가을야구의 주인공에 가장 근접한 만큼 강팀들과의 대결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충분히 해볼만 하다. 

6위 롯데 자이언츠(64승1무70패)는 2연승 뒤 3연패하며 5위 자리를 내줬다. 반 경기차에 불과해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 남은 경기 일정도 유리해 보인다. 22일부터 사직에서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시즌 막판 삐걱 거리고 있는 두산이어서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이틀간의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에는 이웃 동네 마산으로 옮겨 NC를 상대로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

최하위 kt에 발목이 잡히고 SK에 내리 져 3연패한 KIA 타이거즈(62승70패)는 이번 주 힘을 내지 못하면 5위 싸움에서 밀려날 수 있다. 21일 SK와 한 차례 경기를 더 갖고 광주로 이동해 LG와 2연전을 치른다. 하루 뒤 마산으로 이동해 NC를 상대해야 한다. 잦은 이동이 체력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즌 내내 발목을 잡았던 방망이가 중요한 순간까지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결국 투수력인데 양현종의 분발이 필요하다. 전반기 '언터처블'이었던 양현종은 후반기 들어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저 그런 선발이 돼 KIA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 요인이기도 하다.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대패의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는 한화 이글스(63승73패)는 5위 SK와 2경기 반으로 멀어졌다. 이번 주 23일 NC를 상대한다. 이어 25일부터 넥센과 2연전을 치른 뒤 추석 연휴 이틀 간의 휴식이 주어진다.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를 남겨 두고 있는 한화로서는 그나마 퐁당퐁당 경기 일정으로 체력을 비축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뒤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 지난주 9점대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상대에게 두둘겨 맞은 마운드가 힘을 내야만 5위 싸움도 이어갈 수 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