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모터스(단장 이철근)가 28일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홈경기에서 명승부를 연출하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자체는 무승부였지만 K리그가 앞으로 발전을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 알려준 경기였다. 호남더비는 선수들의 의지와 기술 탄탄한 조직력 감독들의 뛰어난 용병술 싸움 등을 보여주며 축구경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오히려 호남더비보다 더욱 기대를 받았던 슈퍼매치(수원 삼성과 서울FC의 라이벌 매치)는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운 경기로 끝나 더욱 비교가 되었다.

전반전은 노상래 감독이 이끄는 전남 드래곤즈의 완승 이였다. 홈경기이고 평소 공격축구를 선호하는 최강희 감독의 의중을 미리 예측하고 스테보를 최전방에 위치시키고 오르샤, 이종호를 적극적으로 중원 싸움에 가담시키며 볼 점유에 대한 우위를 가져간 후 개인기가 뛰어난 오르샤, 이종호, 스테보에게 연결하는 방식의 경기 운영 이였다. 노 감독의 이 전략은 전반 12분 오르샤의 수비수 3명을 벗겨내는 환상적인 원맨쇼에 이은 득점으로 빛을 발하였다.

후반전은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전남의 오르샤가 압도적인 개인기를 보이며 김기희를 뚫어냈기 때문에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판단한 최 감독은 조성환을 빼며 이주용을 왼쪽 측면 수비수로 투입하였고 최철순을 우측 풀백으로 돌리고 김기희를 중앙으로 옮기면서 최철순에게 오르샤 마크를 지시하자 오르샤는 전반전에 비해 훨씬 떨어진 경기력을 보이며 잠잠해졌다.

이후 전북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며 에닝요를 추가 투입해 쉴 새 없이 상대의 골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77분 프리킥 상황에서 레오나르도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이재성이 집중력을 가지고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한골 만회하였고 골 넣은 직후 수비수 월킨슨 대신 투입된 공격수 장윤호가 2분 만에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전북은 계속해서 역전을 노렸지만 전남 수비진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기대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경기는 무승부였지만 K리그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명승부였다. 점유율 자체는 62대 38로 전북이 압도했지만 슈팅 숫자는 18대 12, 유효슈팅 5대 5로 별 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며 강팀이 해야 할 공격축구의 묘미를 전북에게 수비진을 튼튼하게 하며 공격의 고삐도 늦추지 않는 역습축구의 묘미를 전남에게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후 최 감독은 “경기 외적인 부분이 많았다.”며 판정에 대해 불만을 들어냈다. 후반전 이주용과 에두의 페널티 박스 내에서 몸싸움은 충분히 페널티가 불릴 수 있는 상황에서 불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내용을 우회적으로 말한 것이다. 

전북은 11승 4무 3패(승점37)로 2위 수원 삼성(승점 30점)과 승점 7점차를 유지하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김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