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이병도 의원(전주 3)이 “장애인 중에서도 소외돼 있는 장루·요루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 및 삶의 질 보장을 위해 도내 공중화장실에 전용 세척시설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병도 의원은 전북도의회 제377회 정례회 3차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도내 공중화장실 어디에도 장루.요루 장애인 전용 세척시설이 없어 이들이 심각한 고충을 겪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장루란 주로 대장암이나 직장암, 가족성 용종증, 궤양성 대장염 등의 질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배변이 불가능한 경우, 복부 표면에 장을 노출시켜 배변을 하도록 구멍을 낸 인공항문을 말한다. 

95% 이상의 장루장애인이 대장암이나 직장암에 걸린 성인으로 장루장애인의 평균연령은 60세이다. 

이들은 항문의 괄약근과 같은 조절능력이 없어 배변이 수시로 이뤄져 일반적으로 부착물(주머니)을 착용해야 한다. 

이로 인해 냄새와 가스배출 소음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요루장애는 배뇨기능의 장애로 인해 요루(인공방광)를 시술한 경우를 말한다.

이 의원에 따르면 도내 등록된 장루·요루 장애인은 600명 정도이지만, 실제로 장루·요루 장애인의 경우 등록장애인으로서의 혜택이 거의 없고, 장애의 특성상 일부러 밝히지 않으면 모르는 경우가 많으며, 또 밝혀지는 것 자체를 꺼려하기 때문에 장애등록을 하지 않은 분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으로 규정한 장애의 유형은 총 15개지만 실제로 화장실 사용과 직접적 연관이 많은 장애는 지체장애인과 장루.요루 장애인이다. 

그러나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별표 2 ‘편의시설의 구조.재질등에 관한 세부기준’으로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화장실 설치기준은 지체장애인 중심으로만 설계돼 있어 장루·요루 장애인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장루·요루 장애를 겪는 사람은 괄약근 같은 조절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들은 하루 24시간 내내 주머니를 수시로 비워줘야만 하지만, 이 주머니를 비우고 세척할 수 있는 별도의 세척시설(용변기)이 있는 화장실은 전무하다.

이병도 의원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려면 특별교통수단이나 저상버스 등 휠체어가 탑승 가능한 대중교통이 필요하듯 장루.요루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화장실 내 전용 세척시설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장루·요루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삶의 질 보장을 위해 공공시설, 공중화장실만이라도 전용 세척장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의원은 도지사를 상대로 전북도청 및 도청 산하 공공기관의 장애인 화장실, 그리고 도내 공중장애인화장실에 장루·요루 장애인을 위한 전용 세척장치의 조속한 설치를 요청했다.

/유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