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국산 포도를 활용해 고알코올 과실 증류주를 단 한 번의 증류 공정만으로 제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진은 포도 과즙의 당도를 기존 20브릭스(°Brix)에서 약 30브릭스까지 높이고, 이에 맞춘 발효 조건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발효 단계에서부터 알코올 함량이 높은 과실주를 만들고, 단 한 번의 증류 과정만으로 약 40% 내외의 알코올 도수를 구현하는 기술로 특허(‘고알코올 발효주를 이용한 브랜디 제조 방법’, 특허번호 10-2025-0089957호)를 획득했다.
과실 증류주는 과즙 속 당분이 효모에 의해 알코올로 변하는 발효 단계와, 이 알코올을 농축하는 증류 과정을 거쳐 제조된다. 당도가 높을수록 발효로 얻을 수 있는 알코올 도수도 높아지는데, 기존 방식은 약 20브릭스 당도의 포도 과즙을 사용해 10% 내외의 알코올 주를 만들어 여러 차례 증류해야 40%에 도달해 에너지와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
이번 기술은 증류 과정에서 이소아밀알코올과 1-프로판올 등의 거친 향과 자극적인 알코올 성분을 줄여 포도의 고유한 과일 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살렸다. 또한 메탄올과 아세트알데히드 함량은 식품공전 기준을 충족해 안전성도 확보했다.
특히, 소규모 양조장에서 흔히 쓰는 단식 증류기로도 목표 알코올 도수와 향미를 갖춘 과실 증류주를 생산할 수 있어 시설 투자와 에너지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을 양조장 현장에서 실증해 표준 공정과 품질관리 지침을 마련했으며, 2026년부터 신기술보급 시범사업을 통해 농가와 소규모 양조장에 이를 전파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송진 과장은 “수입산에 의존하던 과실 증류주 시장에서 지역산 포도를 활용한 프리미엄 증류주를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현장 실증과 기술 이전을 통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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