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내 민간 소공연장 운영자들이 처음으로 하나의 협의체를 구성하며 전북민간소공연장협회가 공식 출범했다. 협회는 지난 15일 저녁 7시 30분, 전주 문화공간이룸에서 출범식을 열고 그동안 개별 공간 단위로 분절되어 있던 전북 민간 소공연장들이 ‘연대와 협력’이라는 공동의 방향성 아래 함께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정규 전북도의회 문화소방안전위원회 위원장,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이창선 전북민예총 이사장, 유병철 아시아뉴스전북 대표이사, 홍승광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본부장 등 정·관·예술·언론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민간 소공연장 협회의 출범이 갖는 의미를 함께했다. 또한 김관영 전라북도지사와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는 영상 축사를 통해 민간 소공연장이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핵심 기반임을 강조하며 협회 출범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출범식의 시작은 전북민간소공연장협회 이사인 이순하의 대북 공연으로 열렸다. 묵직하고 웅장한 북의 울림은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리듬으로 버텨왔던 민간 소공연장들이 이제는 같은 방향의 박동으로 함께 나아가겠다는 상징적인 출정의 의미를 담아내며 현장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행사는 MBC 아나운서 이충훈이 사회를 맡아 공식성과 메시지 전달력을 동시에 갖춘 흐름으로 진행됐다.

이어 진행된 출범 선언 및 초대 회장 취임 선언에서 이윤정 전북민간소공연장협회 초대 회장(문화공간이룸 이사장)은 “민간 소공연장은 단순히 공연을 올리는 공간을 넘어 예술가와 관객, 지역과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연결하는 문화의 최전선”이라며 “이제는 각자의 공간을 지키는 데서 나아가 함께 구조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생태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 초대 회장은 이어 “전북민간소공연장협회가 특정 개인이나 공간의 이름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과 제도로 연결하는 공동의 플랫폼이 되도록 책임 있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축사에서는 민간 소공연장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닌, 함께 설계해야 할 문화정책의 주체로 바라보는 공감대가 이어졌다. 이원택 국회의원과 박정규 전북도의회 문화소방안전위원회 위원장은 민간 소공연장이 지역 문화정책과 예산 구조 속에서 보다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와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이창선 전북민예총 이사장은 공공과 민간, 공연장과 예술인이 경계를 넘어 협력해야 할 시점임을 언급했다.

이번 출범식의 또 하나의 상징은 축하공연 역시 외부 초청이 아닌 ‘현장의 당사자’들이 직접 무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축하공연에는 이윤정 문화공간이룸 이사장의 피아노 연주, 박진철 더클래식아트홀 대표(현 부회장)의 성악, 서현경 예술공간휘게 대표(현 이사)의 연주가 이어졌으며, 모두 현재 예술 현장에서 활동함과 동시에 민간 소공연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인물들로 구성돼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 곧 무대에 서는 날’이라는 출범식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전북민간소공연장협회는 앞으로 민간 소공연장 운영 현실을 반영한 정책 제안, 공연장 기반 예술인 및 문화예술 인력 일자리 구조 마련, 공동 기획·공동 홍보를 통한 공연 유통 활성화, 지역 공연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 강화를 주요 과제로 삼아 활동할 계획이다. 이번 협회 출범은 단체 하나의 탄생을 넘어, 전북 공연예술계가 ‘각자 버티는 구조’에서 ‘함께 설계하는 구조’로 이동하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