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에서 2년간 정무수석을 역임한 유창희 전 수석이 지난달 21일 조용히 임기를 마쳤다.

퇴임 후 바로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어지다가 마침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주례를 서고 있는 유 전 정무수석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만 2년 근무했습니다. 돌이켜보면 매일 걸음으로, 차로, 마음으로 현장을 향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히 셀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38권의 수첩에 적힌 깨알 같은 민원 사항 하나하나가 얼마나 치열하게 정무수석으로 열심히 일해왔는지를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지인들은 그가 2년여간 770여 만보를 걸었다고도 전한다.

"지역에 자신을 찾는 목소리가 있다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밤이든 새벽이든,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면 가능한 한 모두 만나려 했습니다. 제가 가진 역할의 전부는 '듣는 것'이었습니다."

유 전 수석은 재임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과 전주·완주 통합을 꼽았다. "두 가지 모두 전북의 미래 구조를 바꿀 큰 일들이었습니다. 뜻을 끝까지 실천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습니다.“

그리고 도청 현관에서 오랜 기간 민원을 제기해 온 자임 추모공원 문제 관련 도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한 것도 그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전남에 대규모 국책사업이 집중되는 상황에 대해 유 전 수석은 단순한 수치 비교가 아닌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은 전남만의 발전 전략을 제시했기 때문에 지원을 받은 것입니다. 전북도 전북만의 완성도 있는 미래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가 전북 발전을 위해 중요하게 꼽은 것은 피지컬 AI 전진기지 구축과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기반 첨단산업단지 유치다.

"지역 균형발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입니다. 전북이 스스로 길을 만들면 중앙정부는 반드시 응답할 것입니다.“

새만금 공항 1심 패소 판결에 대해서도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전북은 하늘길 없이 미래로 갈 수 없습니다. 기업들이 세계로 나가려면 항공 인프라는 필수입니다. 2심에서는 반드시 제대로 준비해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습니다."

가장 보람된 일로는 전북특별자치도 지정을 첫 번째로 꼽았다. "전북이 특별한 권한을 갖는다는 것은 미래를 새로 쓴다는 의미입니다. 신산업의 테스트 베드가 되는 길이 활짝 열렸습니다."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 선정도 큰 성과였다.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와 경쟁해 얻은 결과입니다. 전북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라고 믿습니다."

인터뷰 마지막, 유 전 수석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2년 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 그리고 언제나 현장에서 함께해 준 언론인 여러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김관영 도지사님께서 민선 8기를 잘 마무리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는 정무수석직을 떠나면서도 전북을 떠나지 않았다. 38권의 수첩이 증명하듯, 그의 눈은 여전히 전북의 희망찬 미래를 향하고 있었다.

유창희 전 정무수석이 지난 2년간 작성한 38권의 수첩은 전북 도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보낸 시간의 증거이자, 현장 중심 행정의 상징으로 남게 되었다.

38권의 수첩 속에 적힌 도민의 한숨, 간절함, 작은 희망들이 하루빨리 실현되어 행복한 전북특별자치도, 밝은 미래의 희망이 살아 숨 쉬는 전북특별자치도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