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야6당 송전탑 반대 공동 기자회견’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이는 완주군 소양면 주민 송이목 씨였다. 그는 “소양을 관통하는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나섰다”며 심경을 밝혔다.

송 씨는 소양을 지나도록 설계된 송전탑 노선이 “정읍에서 계룡까지 이어지는 용인 반도체 전력공급 사업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분권, 지역 균형 발전을 이야기하지만, 한전은 윤석열 정부 때 만들어진 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에 큰 기대했지만 사업이 계속되니 주민들 마음이 몹시 불안합니다.”

그는 특히 이번 노선이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지역을 우회할 수 있음에도, 인구 밀집 지역인 소양을 관통하도록 설계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만 봐도 소양을 꼭 지나가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치 도로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듯, 일부 구간을 배제해 선로가 소양으로 몰리게 해놓은 구조입니다.”

또한 입지 선정 과정에서 중대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입지 선정위원회에 주민대표 대신 공무원들이 들어간 경우가 있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공청회나 설명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참여한 위원들조차 해당 내용을 잘 모른 상태였어요.”

송 씨에 따르면, 현재 소양면 주민들은 이미 반대 대책위를 꾸렸고 완주군·전북·전국 단위로 조직이 확대되고 있다.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한전을 상대로 소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남 진산·금산 지역 사례를 참고해 절차적 하자를 집중적으로 다툴 계획입니다.”

그는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권과 행정이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역 발전 전략은 지자체와 정치권이 논의해야 하는데, 왜 주민들이 생업을 미뤄가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 뛰어다녀야 합니까? 삼성 등 대기업 이전 문제도 도지사·국회의원이 나서 설득해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습니다.”

송 씨는 이번 송전탑 문제가 “전북의 미래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전국 곳곳이 송전망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민주당부터 관심을 갖고 전북·전남·강원 등 관계 지역 의원들이 힘을 모아 정부를 움직여야 합니다. 언론에서도 이 문제를 널리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그는 “주민들은 단지 ‘우리 마을만 살려 달라’는 마음이 아니다”라며 “정책이 지역 균형발전 원칙에 맞게 다시 설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송이목 주민의 소양을 통과하는 송전선로가 한전 측의 무성의와 행정편의주의로 추진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지역 발전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송 씨는 에너지 지산지소 사용 원칙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행정기관과 정치권이 일치단결하여 노력해서 못 배운 주민들이 더 이상 전북발전을 걱정하지 않아야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