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옹동면 주민들이 상두산 석산 확장 허가와 관련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최종 승소하며, 27년간 이어져온 난개발 피해에 마침표를 찍었다. 광주고등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14일 판결에서 정읍시의 석산 사업 불허 처분이 적법했다고 판시하며 주민 손을 들어줬다.

상두산 석산 개발은 1997년부터 시작돼 옹동면 7개 마을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소음·먼지 피해와 경관 훼손을 안겨왔다.

2016년 주민과 5개 석산 업체 간 피해 최소화 협약이 체결됐고, 다수 업체는 2025년까지 운영 종료를 약속했으나, (유)옥산이 이를 어기고 주민 몰래 사업 기간을 2032년까지 연장하는 변경 신청을 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정읍시는 2023년 2월 해당 신청을 불허했고, 업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옹동면 주민들은 정읍시와 공동 대응에 나서며 변호인을 선임해 보조참가인 자격으로 직접 소송에 참여했다.

2024년 1심에 이어 이번 2심에서도 승소하며 2년에 걸친 법적 다툼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주민들의 장기간 피해가 인정된다”며 “행정청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에 구속되지 않고 종합적 판단에 따라 불허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특히 석산 업체의 불법 채취, 부실한 환경영향평가, 연차별 복구 미이행 등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번 판결은 농촌 지역 주민들이 난개발에 맞서 자치적으로 승리를 이끌어낸 전국적 환경운동 사례로 평가된다.

주민들은 23일 오전 옹동면사무소 앞 환경연대 사무실 마당에서 마을 축제를 열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 자리에서 환경연대는 칠석리 정골 석산 개발 저지를 위한 ‘비봉산 사수 투쟁’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정읍시옹동면환경연대 엄성자 기획실장은 “평범한 농민도 연대하고 싸우면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며 “이 승리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읍=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