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회장 최홍식 상임대표)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신속히 논의해 농업·농촌 현장의 민생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홍식 대표는 “오는 20일 여야정이 국정협의회 개최에 합의하며 추경 편성 여부에 대한 농촌 현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정부가 연초 예산 부족으로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대출 방식을 선착순에서 선별로 변경했다가 논란을 겪었던 만큼, 농식품 정책사업 예산의 추가 확보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문제뿐만 아니라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무산된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 △사료구매자금(이차보전)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사업 등 주요 농가 지원사업의 예산 증액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농가당 연간 농업경영비는 2,678만 원으로, 지난 10년 동안 22.4% 증가했다. 이 중 사료비(20.4%), 비료비(6.2%), 광열비(5.8%)가 각각 40.4%, 41.3%, 72.9% 상승하며 생산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농업 생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무기질비료의 경우 올해 가격보조 수혜 농업인이 94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지원이 중단될 경우 농업인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지난해 말 도축장 전기요금 할인 특례 제도가 종료된 가운데,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사업 예산 확보가 무산되면서 일부 도축장이 도축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어 축산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 현장에서는 연초부터 추경 편성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야당이 최근 35조 원 규모의 추경안을 발표했으나, 지역화폐 등 쟁점 사업이 포함돼 있어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추경이 민생안정이라는 본래 목적보다 정당별 중도층 표심 공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협의회는 “추경 편성 시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속한 타협을 위해서는 여야가 정치적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지난해 증액이 추진됐던 주요 민생사업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과 몇 주 후면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만큼 농기자재 구매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의회는 “추경이 끝까지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그 책임을 분명히 따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