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들리는 뉴스에 의하면 비가 많이 와서 유속이 빠른데도 수십 척의 배가 물 위에 떠다닐 정도로 중구난방식의 운영에, 애초에 저걸 정상적인 유람선으로 보는 게 맞나 싶은 배를 가지고 유람선 투어를 소화했으며, 그 정상적인 유람선으로 보는 게 맞나 싶은 배는 당연히 구명조끼 따윈 비치하지도 않았고, 선원은 고작 선장 1명에 선원 1명이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방향 전환 때문에 대형 크루즈선이 들이받은 데다가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크루즈는 그걸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일정대로 운항했다고 전해진다. 

참... 할 말이 없다. 아무리 패키지라도 최소한의 안전은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구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얼마나 고대하며 떠난 유럽여행이었을까? 

그런 여행이 이런 끔찍한 참사로 이어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보수라 참칭하는 자들이 헝가리 유람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세월호를 들먹인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세월호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들이 겪고 있는 처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말과 동일한 의미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인간들이 헝가리 유람선 피해자들의 비극에 진심으로 애도를 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저 그들의 비극을 이용해 자신만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뿐이다. 

어떤 큰 사고가 터졌을 때, 실종되었거나 아직 구하지 못한(혹은 병원에 실려갔지만 너무 상태가 위중해 사망 확률이 훨씬 높은)사람들을 두고 '기적이 반드시 일어나 주길', '어서 회복하시길 기원합니다'같은 말을 하는 건 사람들이 그 기적을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모두 그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대통령이 언급한 속도는 지체하지 말고 현장으로 달려가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는 독려와 동시에 희생된 사람들의 가족에게 국가가 외면하지 않겠다는 위로의 말이라고 본다. 

그걸 비꼰 자유한국당 민경욱의 3분 발언은,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적어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결코 입 밖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특히 희생자들과 관계가 있는 사람 앞에서는 더욱더 할 수 없는 말이기도 하다. 

그냥도 할 수 없는 말인데, 민경욱 의원은 그 말을 고작 정쟁의 도구로 쓰기 위해 꺼내들었다. 민경욱 의원에게 있어서 날벼락을 맞은 사람들의 입장 따윈 고려 대상이 아니다. 

이건 사람들이 비판하는 것처럼 그저 '막말'에 불과한 게 아니라, 가슴 한가운데 구멍이 뚫려있는 인간들이나 하는 언행이란 얘기다.

자유한국당에는 사회적 공감능력 문제를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는 탁월한 인재가 많다. 

이제 더는 국민적 슬픔을 진영논리와 막말로 폄하해서는 안된다. 

곽보경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