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는 강도살인,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50)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하고, 피고인으로 하여금 기간의 정함이 없는 수감 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볼 때 원심의 무기징역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준 피해자를 채무 지급을 면할 목적으로 살해했고 방법 또한 엽기적이고 잔인하다”며 “유족들은 큰 슬픔을 겪고 온전한 장례식도 치르지 못해 그 고통이 배가 됐는데도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모씨는 지난 2017년 4월 4일 오후 7시경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A모씨(당시 58)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평소에 수거하는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시신을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하고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한 뒤 소각장에서 불태웠다. 

또한, 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A모씨 자녀들에게 정기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허리디스크에 걸린 것처럼 진단서를 첨부해 휴직계를 팩스로 보내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범행은 A모씨 아버지가 지난 2017년 12월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 이모씨는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뿐 강도살인은 아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생전 A모씨에게 1억5천여만원을 빚 범행 직후인 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 A씨 명의로 저축은행 등에서 5천300만원을 대출받는 등 3억원가량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이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법정에서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교화의 가능성이 없다”며 A모씨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