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0일 된 친딸의 쇄골과 허벅지 뼈를 부러뜨린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부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 됐다.

1심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 유죄로 판단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는 아동복지법 위반과 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모씨(28)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이 선고한 무죄를 깨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고 21일 밝혔다.   

또한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모씨는 지난 2016년 5월 1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자택에서 당시 생후 50일 된 딸의 쇄골과 허벅지 뼈를 부러뜨려 전치 1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됐다.

경찰조사에서 그는 ‘신생아 체조를 하다가 뼈가 부러졌다’, ‘잠결에 딸을 쇼파에서 떨어뜨렸다’, ‘기저귀를 갈다 그랬다’는 등 진술을 번복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A모씨의 아내는 사건 이후 전주지검 앞에서 남편의 처벌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강한 외력을 행사해 딸을 학대하고 상해를 가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증명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A모씨가 접근 금지 명령을 어기고 딸이 사는 집을 찾아간 혐의(보호처분 불이행)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A모씨는 항소장을 제출했고, 검찰도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통상 아동의 뼈는 성인의 뼈와 비교해 탄성과 관절의 유연성이 높아 잠결에 몸이나 팔꿈치로 피해 아동을 눌러 골절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법의학 교수들의 소견과 당시 피고인이 결혼과 육아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 등을 근거로 유죄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A모씨는 20대 초반 계획하지 않았던 임신을 했고 게임에 몰두하며 우울 증상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A모씨는 어머니에게 ‘딸이 안 자서 못 잤다. 짜증난다. 강아지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괜히 딸이 밉고 싫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재판부는 A모씨가 결혼과 육아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던 중 딸이 새벽에 울고 보채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보호, 양육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생후 50일에 불과한 딸에게 15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반인륜적인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아의 뼈는 유연성이 매우 높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없고 대퇴골 쪽으로는 신경이 지나가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아동은 피고인으로부터 강한 외력의 폭행을 당해 그 고통은 극심했을 것”이라며 “이런데도 피고인은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A모씨는 법정 구속되자 별다른 동요 없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