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초제의 정제된 멋, 고승조의 ‘흥보가’로 되살아난다

정제된 소리의 미학으로 평가받는 동초제 판소리가 오는 11월 23일(일) 오후 2시,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공연은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의 여덟 번째 무대로, 소리꾼 고승조가 동초제 <흥보가>를 선보인다.

고수 박추우, 해설자 김정배 원광대 교수가 함께해 관객들에게 깊이 있는 감상과 이해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동초제’는 명창 김연수(1907~1974) 가 1930년대 초 여러 유파의 소리를 자신의 미학으로 재구성한 유파다. 문학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중시하며, 사설 전달이 명료하고 소리의 맺고 끊음이 분명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부침새와 정교한 너름새로 완성된 동초제는 근현대 판소리의 전범으로 손꼽히며, 정제된 품격과 예술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동초제 흥보가’는 김연수가 송만갑 바디를 중심으로 신재효의 <박타령> 사설과 여러 이본을 종합해 완성한 작품이다. 흥보와 놀보의 대비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풍자를 담아내는 이 작품은, 동초제 특유의 절제된 감성과 서정미가 어우러진다. 고승조는 이 무대를 통해 흥보가의 해학과 풍자의 미학을 정제된 소릿조로 풀어내며, 판소리의 깊은 정수를 들려줄 예정이다.

소리꾼 고승조는 중앙대학교 국악대학을 조기 수석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김경숙·임화영·한승석 명창에게 사사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09년 국립극장 ‘차세대 명창’ 선정, 제14회 남도민요경창대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제7회 장수논개전국판소리경연대회 국회의장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동초제 심청가 완창(2005), 동초제 흥보가 발표(2009), 창작극 ‘꼬마’ 주연(2019), 창극 ‘최북, 그리움을 그리다’(2020) 등 다채로운 무대를 통해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넘나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무대의 고수 박추우는 제41회 전국고수대회 명고부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 연주자이며, 해설자 김정배 교수는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부교수로서 문학과 소리의 교차점을 해석하는 풍부한 시각을 제시할 예정이다.

공연은 입장료 1만 원으로, 인터파크와 전주티켓박스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는 우진문화공간(063-272-7223) 으로 하면 된다.

정제된 소리의 미학과 인간사 풍자의 해학이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은, 동초제 판소리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이만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