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다도 하얀 조팝나무 꽃이다
개나리 울고불고 땅만 본다
벚꽃도, 목련도 하늘만 바라본다
사월은 너의 세상이다
하얗게 파란 구름보다 더 희게
- 박여범 '조팝나무 꽃이다' 전문-
‖시(詩)를 담다‖
누군가가 말했다. 사월은 잔인한 달이다. 그렇다고 달리 반박할 멋진 단어나 문장이 떠오르지 않는다.
목련꽃이 피는, 벚꽃이 피는, 개나리가 피는 사월이 너무나 기다려지는 것은 나만의 욕심일까? 그렇게 목련과 벚꽃이 지금껏 눈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한 봄꽃이 눈에 들어온다. 나이와 더불어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저마다의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이유가 아니겠는가.
그마저도 없는 빈 인생길이라면 너무나 초라하고 서운하지 않겠는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몫이다. 하여(何如), 꽃을 눈에 담는 것도 보는 사람의 몫이다.
박여범 / 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