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영하의 쌀쌀함이 느껴진다. 그리 춥지도 않다. 딱, 기분이 좋을 만큼 상큼한 공기가 좋다. 일상이 되어 버린 마스크가 오늘도 함께다. 걷기에 집중한다.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걷는 가족 단위의 시끄러움이 나쁘지 않다.

햇살이 눈에 부신 오후, 빈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무작정 걸터앉아 마스크에서 코를 분리한다. 다행히도 주변에는 나들이객이 없다. 얼마 만인가? 코로 들어오는 이 신선한 공기가, 턱 하니 막혔던 심장을 뚫어준다. /목마름이 얼마인지/넘치는 마스크는 강이 되어 흐른/ 지 오래다. 그래서 /오늘도,/목마름은 간절함이 되고/대답 없는 정거장만 늘어/난다./-다시 와도 예전과 같을까/-오긴 오는 것일까/-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처럼, 수많은 기도만이 되새김질 된다.

멈추지 않는 기도처럼, 넘치고 넘치는 한계가 버거운 하루다. 그렇게, 누구에게는 편안함으로 자리 잡는다. 또, 그 누구에겐 간절한 희망의 불씨가 우리 모두의 기도이지 않을까? 오늘도, 푸른 하늘 십자가 너머엔 소리 없는 네 박자 응원가만 가득하다. 코로나에 구멍 난 심장은 

알알하게 찌르는 것처럼 아프고 아프다. 

▲박여범 / 용북중학교 시인 문학박사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