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밤이슬처럼 슬며시 온 마음을 적시고 / 오로지 한곳으로 물꼬를 트고 흐르는 / 둑조차 쌓지 못하고 봇물 터지듯 밀고 들어오는 

-송태종, ‘사랑은’, 72쪽. 전문-

위의 시에서, ’사랑‘은 /밤이슬처럼/슬며시/온 마음을 적시고/ 점점 커져 나간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내 마음 한구석에 턱 하니 붙어버린 사랑이 부풀어간다. 방향도 /오로지/한곳으로/물꼬를 트고/ 흐른다.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밀려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랑‘의 포로가 되고 만다. 

/둑조차/쌓지 못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적인 것이 ’사랑‘이다. /봇물 터지듯/밀고/들어오는/ 녀석을 거부하지 말자. 자연의 이치려니 하고 받아들이자. 달콤함에 달콤함을 더하여, ’사랑‘의 꽃마차에 탑승해보자. 

그래야만, 우리가 살아 있음에 뻐꾸기 울음을 다시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송태종 시인은 시집을 내면서, 주저주저하다가 ‘뻐꾸기는 이렇게 울었다’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엮게 되었음을 自序-지은이가 직접 쓴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송태종, ’책을 내면서‘, 위의 책, 5쪽. 일부분- 그 이유로는 ‘기울어져 가는 가을의 노을을 바라보는 나그네의 독백을 누가 알아줄까마는 망설이다가 주저하였음을 소박한 언어로 독자에게 다가오고 있다. 

시인은 또한 ’시 쓰기는 이제부터란 생각이다. 부끄럽다! 서툰 글 솜씨 부족함에 마음이 쓰인다.’라며 겸손의 밝은 미소와 글쓰기의 향기를 덤으로 함께 할 수 있다. 

삐거덕 소리를 내며 출입문을 열어 본다. / 세상은 여전히 흉흉한 코로나 소식으로 가득한데 / 아무도 안 계세요 / 그대가 부르는 소리처럼 아득해진 다.

-송태종, ‘그리움’, 51쪽. 일부분-

위의 시처럼, 마음의 문을 열어 본다. 그리움 가득 담아 마음의 문을 열어 본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소식으로 닫혀 있다. 내가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받아줄 세상은 부재다. 그래서 더욱 그립다. 

그리움이란 것이 이렇게 아픈 것인 줄 예전엔 미처 몰랐음이다. /아무도 안 계세요/을 반복해서 크게 외친다. 그 외침은 뻐꾸기가 울어대는 12시 종소리, ’뻐꾹, 뻐꾹‘처럼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무딘 감정의 노예가 된 현대인을 향해 외치는 처절한 몸부림이 아닐까? 그런데도 그 외침은 외침으로 끝나버린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녀석이 그리움을 그리움으로 승화시켜 그리움만 쌓이게 만든다. 

내일도 12시가 되면, 우리 집 뻐꾸기는 ’뻐꾹, 뻐꾹‘ 울어대며 자신의 주어진 일에 충실하겠지? 기다림만이 답일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