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안녕, 안녕, 어서 오거라. 일찍 등교했네. 비 오는데 힘들지 않았니?”

“네, 선생님, 안녕하세요?”

반복되는 아침 등교 풍경이다. 뭐 특별할 것도 없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아닌 이 짧은 인사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뭔지 모를 돈돈한 사랑과 정이 쌓여간다.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녀석들의 이름과 얼굴을 알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누구와 누가 형제였어? 자매였어? 남매였어? 등 가족이 되어가는 추억이 된다. 

8시 전후에는 통학버스 3대에서 시끌벅적 아이들이 서편 현관을 가득 채운다. 발열체크기가 능력을 발휘할 시간이다. 대면 체온을 측정하다 보면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그러나 1학기 도 교육청 지원으로 서편 현관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은 기계가 많은 일을 처리해 준다. 아이들은 씩 웃으며 발열 체크를 하고 교실을 향해 걸어간다. 이 모습이 얼마나 생동감 있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아이들이 등교하면 전체 방송이 울려 퍼진다. “등교한 학급은 문을 열어 환기하고, 교실을 청결하게 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 부탁합니다.”라는 방송이 교정 전체에 울려 퍼진다. 나는 다시 출발점인 교무실로 돌아온다. 이미 모든 선생님이 출근 완료다. ‘안녕하세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는다. 8시 20분 조회를 위해 준비하는 담임을 중심으로 분주한 움직임에도 뽀글뽀글 커피포트에 물이 끓고 있다. 

교무 수첩을 펼쳐, 오늘의 일정을 확인한다. 회의나 출장, 급한 공문처리, 방문 인사는 없는지 등 꼼꼼하게 메모를 확인한다. 그때, 열린 문으로 주번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핸드폰으로 교무실 칠판 시간표를 찰칵, 담아간다. 그 시간표 촬영에 내가 찍힌 모양이다. 장난스럽게 손가락 브이를 펼쳤는데 아주 선명하다. 

2학년 장채영 학생이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바로 보내주었다. 그 사진을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페북에 올렸다. 페북의 장점 중 하나는 일상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사진이나 동영상은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잘 선택하여 오랜 보관과 다운, 삭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