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은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훔쳐 달아난(특수절도) 혐의로 A모(35)씨와 B모(34)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분경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내 희망을 주는 나무 주변에서 얼굴없는 천사가 두고 간 6천여만원이 담긴 기부금 박스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기부금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탐문 과정에서 한 시민으로부터 "최근 휴지로 번호판을 가린 수상한 차량을 봤다"며 해당 차량 번호가 적힌 메모를 받았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용의차량을 특정, 충남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하고 추적에 나섰다.

이후 충남경찰청과 공조를 통해 범행 4시간 30여분 만에 논산과 대전에서 A씨와 B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결과 A씨 등은 지난달 26일부터 범행 당일까지 전주와 논산을 오가며 노송동주민센터 주변에서 잠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물 묻은 휴지로 번호판을 가리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한 시민의 제보로 덜미를 잡혔다.

기부금 6천16만3 510원과 얼굴없는 천사의 메세지가 담긴 메모도 되찾았다.

한편,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부터 연말마다 찾아와 이름도 얼굴도 알리지 않은 채 수천만원의 기부금과 소년 소녀 가장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강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