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실제로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대입제도 개선 공론화 이후 서울대학교의 2022년도 입시요강에서 지역균형 선발 정원이 104명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전형의 경우 127명이 축소됐다. 그렇다면 이 축소된 231명이 모두 정시모집으로 전환될 경우 과연 이 231명은 ‘공정한 경쟁’ 을 통해 선발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 또한 그렇지 않다. 기존 학종 일반전형을 노리던 학생들이 정시로 전략적 선택을 할 수도 있으며, 강남 8학군에서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정시와 수시는 둘 다 모두 불공정하다. 시험이라는 것은 얼핏 보기에 공정해 보이지만, 시험의 가장 큰 단점은 시험 자체는 투명한 수단일지라도 그 투명한 제도 내에서 승률을 높이기 위해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 명백히 소득/지역 코호트별로 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수시는 얼핏 보기에 금수저 전형에 불공정해 보이지만, 이는 현재의 학종 자체가 사실상 깜깜이 전형인 탓도 있으며, 앞서 언급했다시피 대학들이 학종 자체를 그리 투명하게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다.

정시모집은 더 이상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교육을 아예 금지시키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시는 아직까지 공정성을 도모할 여유가 있는 제도이다. 물론 금일 대통령은 수시모집의 투명성 제고를 매우 강력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되도록 정시 확대에 대해서는 2018년 안을 바탕으로 한 교육부총리의 본디 방침을 유지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 여론’ 이라고 하지만, 그 여론 안에 실제로 입시의 이해관계가 절박하게 다가오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는데 말이다.

여하튼 내일은 수능 시험일이다. 수험생들은 평소 공부한 것 보다 좋은 성적이 나와 모두 원하는 학과를 진학하기를 바란다.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