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보수언론들의 충격은 컸다. 이들은 기껏해야 10만 명이나 모이면 많이 모일 거라 예상한 듯하다. 

조선일보야 노골적으로 "‘조국’ 놓고 둘로 갈라진 서초동", "친문 집회"등으로 시민 궐기를 폄하하는 '상투적인 정치 수사(修辭)'로 말하지만, 자칭 진보라는 한겨레신문도 “서울 반포대로를 사이에 두고 ‘조국수호’와 ‘조국구속’을 주장하는 찬반 집회가 열렸다."라고 1:1 식의 기사를 썼다. 그러나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은150만에서 200만이 모였다.

과연 150만에서 200만 시민이 참여한 집회가 '조국'이 중심 테제였을까? 동기는 됐을지언정 중심 된 주어일 수 없다. 시민의 궐기에서 주제와 주어는 "검찰개혁"을 통한 상식과 사회 이성에 바탕을 둔 정의 사회 구축이고 무엇보다도 '검찰 권력'을 민주주의 시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단호한 결심이 궐기의 중심이다. 

그리고 언론 개혁이다. 한국 사회 시민들은 '한국 사화에서 언론이 무엇인가'를 동시에 질문하기 시작했다. 이 질문에는 어떤 언론 표방 매체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지난 토요일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시위가 있었다. 150만인지 200만인지, 그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그 숫자를 축소해 폄하하고자 해도,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시위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9년 전 서초동 그 자리에는 문재인 혼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19년 전 부산 명지시장 주차장 터에서 홀로 연설하던 노무현이 그 후 자신이 떠난 이후에도 어떤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람은 언젠가 모든 것을 내려놓지만 뜻이라는 것은 항상 시대를 이어 전해지기 마련이다. 언뜻 고요하지만 무거운 외침들이 모여 또 세상을 바꾼다.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