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사실 이해는 한다. 대한민국에서 고위 공직자의 적격 여부는 그 사람이 해당 자리에 능력이 있는 것과는 별개로 국민 개개인의 수천만 개의 개별적 심기를 건드릴 만한 일을 그가 하나라도 했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것은 공직 후보자가 일부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본인도 아닌 가족이, 그것도 형제의 배우자의 이혼 사실까지 파헤쳐 가면서 여러 사람에게 수치심을 강요하는 일이 과연 그 후보자가 겪어야 하는 온당한 일이 될 수 있는가?

그저 아니면 말고 식 폭로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는 한 의원의 주장을 조리돌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달게 될 일부 보수 언론들의 [단독] 타이틀만이 눈앞에 어른거릴 뿐이다.

예전부터 그래 왔지만 새삼 환멸스럽다. 그런 정치인들은 그런 언론이 키워 주는 것이다. 법률적으로 증명도 쉽지 않은, 국민정서에 의해서만 다뤄지기 쉬운 그런 흠결을 언론이 불려 줌으로써 오늘도 ‘청문회 스타’ ‘사이다 정치인’ 을 꿈꾸는 수많은 정치인들의 덩치만을 키워 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공익이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지 의심스럽다. 특정 정치인의 메시지만 좇으며 그들의 사익에 봉사하는 언론, 과연 어떠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는지부터가 우선 논의되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바라는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국회에서 그의 능력과 비전을 중심으로 진지하게 진행되길 기대한다. 과연 그는 법무부장관으로서 합당한 능력이 있는지, 그간 알려진 게 부풀려진 것은 없는지, 그가 가지고 있는 검찰개혁, 법무행정의 혁신의 내용은 무엇이고, 그가 과연 그 개혁의 적임자 등이다. 국민 대다수의 바람이기도 하다.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