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정권의 성향과 이념을 막론하고 적자국채로 추경 재원을 조달하는 것은 애시당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단지 미리 돈을 땡겨서 이자부담을 좀 더할지, 아니면 이전 빚을 일단 갚고 돈의 용처가 정해지면 발행을 할지의 조삼모사적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지난주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번에는 적자국채를 발행하여 추경을 진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국가 결산 서류를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들여 봤더라면 “적자국채가 국민들에게 고통을 안긴다.” 라는 이야기는 할 수가 없다.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야당들이 바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본인들 집권할 때는 7조, 6조씩 적자국채 펑펑 쓰다가 이제 와서 고작 6.7조 추경에 3.6조 적자국채 발행에 그렇게 발목을 붙들고 늘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예결위원장 김재원 의원은 편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술까지 마셨다고 한다. 참으로 한심한 자태다.

평상시에 국가 결산 서류 한 번 제대로 뒤져 볼 시간은 없었는가? 아니면 우리나라 경제가 다소 안 좋아지면 국민들은 조금 힘들지 몰라도 자신들은 재집권의 길이 보인다는 판단인가?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미국은 연준(Fed)이 금리를 인하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이렇게 대외 경제 상황이 엉망진창인 상태에서 나랏돈 푸는 것마저 발목을 잡자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일까. 이래 놓고 정부 지출 감소로 3분기에 본격적인 경기 침체가 시작되면 문재인 정부가 잘못해서 경제가 파탄 났다며 연일 떠들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이게 ‘경제 내란’ 이 아니고 뭔가.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