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노동조직의 생각만큼 노동자 친화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나는 인정한다. 노동자조직으로서 이를 반대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직 또한  대한민국이란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많은 진보주의자들이나 좌파주의자들은 세상이 혁명처럼 바뀌길 원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혁명정부가 아니다. 다수의 온건한 상식을 지닌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온건 보수 내지 온건 진보파의 정부다. 대화를 중시하고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것을 지향하는 정부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이런 정부의 노사정대화조차 수용하지 않았다. 자신들의 주장이 수용되지 않는다고 노사정 복귀를 거부하고 거리투쟁만 이어갔다. 

정부가 조금 더 노동친화적인 정부가 되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노조 또한 시대에 맞게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 국민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면 정부든 노조든 다 결국 외면받는다. 정부가 국민과 노조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서는 안 된다. 노조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과 동일한 선에 존재하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노동운동이 제대로 된 자기성찰이 있는지 또한 고민해야 한다. 늘 약자라는 프레임에만 스스로를 가둬 정작 더 많은 것을 얻지 못하고 반복되는 희생을 자초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김명환 위원장은 후보시절 분명 대화와 투쟁을 병행한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더 강경했던 다른 후보를 누르고 민노총 위원장에 당선되었다. 허나 현 정부 내내 민주노총의 대화참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이어지는 강경한 투쟁소식만 들렸다. 이런 민주노총의 모습을 대부분이 노동자이기도 한 국민들이 과연 동의하고 있을까? 

앞서 밝힌대로 민노총 위원장의 구속은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지만 내가 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화와 타협의 문화는 어용쯤으로 매도되며 모아니면 도의 노선만을 지속적으로 걸으며 끊임없이 자기희생만을 강요하는 강경한 노동운동의 현실이다. 

노동운동도 조금만 국민속으로 한발 더 들어올 수는 정녕 없는가.

곽보경/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