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6월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북지역 일부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징계 문제를 둘러싸고 교육과학기술부와 전북도교육청간의 공방이 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도교육청이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직무이행명령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상반된 견해로 잦은 마찰을 빚어왔던 도교육청과 교과부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도교육청은 교과부가 최근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처분을 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지난 15일까지 보고하라는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 “대법원 확정 판결 때까지 징계를 유보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로 하며 같은 날 교과부에 직무이행명령 거부 의사를 밝히는 공문을 보냈다.

즉, 직무이행명령 거부 사유에 대해 이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인데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점을 들었다.

2009년 6월 당시 노병섭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 등 3명은 시국선언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그 해 12월 전북도교육청 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과 정직 1월 등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재판이 진행중인 상태에서의 징계 결정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듬해 법원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유죄 선고를 받은 뒤 대법에 계류중인 관계로 이들에 대한 징계가 유보돼 왔다.

1심과 2심 법원이 전혀 상반되는 판결이 내려졌다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법리논쟁이 그만큼 첨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안이 이런 만큼 징계처분권자인 교육감은 이들 교사들에 대한 징계처분권 행사를 신중하게 해야 하고, 헌법이 규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합당하다는 게 도교육청의 일관된 입장이다.

2009년 6월 당시 시국선언 서명에 참여한 교사는 전국적으로 1만7000여명. 교과부는 시국선언을 주동하거나 적극 가담한 88명을 추려내 해임(10명), 정직(78명) 등 중징계하고 검찰에 고발조치 하는 등 초강수 결정을 내렸다. 88명이라는 중징계 숫자는 1999년 전교조 합법화 이후 최대 규모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최규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