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제도 및 교직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던 수석교사제가 법제화 지연으로 겉돌고 있다.

 28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수석교사제는 수업 전문성을 가진 우수 교사가 각종 학습법 연구 활동을 통해 다른 교사들을 지도,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이 제도에 따라 올해 초등 13명과 중등 32명 등 총 45명의 교사들이 수석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수석교사제에 관한 국회의 법제화가 4년째 미뤄지면서 교사들의 지원과 운영에 있어 각종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우선 수석교사로 진출할 경우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어 일반 교사들의 적극적 지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영되는 수석교사제에 대한 일반 교사들의 신뢰도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교과부는 올해 2000명의 수석교사를 선발하려고 했으나 1000명으로 목표를 수정했고, 이마저도 채우지 못해 700여명만이 활동하고 있다. 전북지역도 올해 지원자 부족으로 계속적인 추가 모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수석교사들에게는 정해진 수업시수의 50%가 경감돼 연구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들이 빠진 수업을 대체할 강사들의 지원도 부족해 사실상 수석교사들의 수업 경감은 공염불이 되고 있다.

 대체 강사들이 부족한 것은 주당 6~10시간 가량의 수업을 맡을 수 있지만 시수당 지원금이 1만7000원에 불과한 것이 주된 이유다. 전북교육청은 이 때문에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대체 강사의 지원금을 2만5000원으로 인상해 추가 모집을 할 계획이지만, 지원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일부 규모가 작은 학교에서는 수석교사들이 수업 경감 혜택은 물론, 보직교사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수업에서 빠질 경우 다른 동료 교사가 이를 대체하거나 대체 교사를 따로 구해야 하지만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수석교사제를 본인의 인사와 관련해 이용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전주시의 경우 근무 경력 10년이 되면 타 지역으로 전출돼야 하지만 일부 수석교사들이 이 제도를 명목으로 2~3년씩 시 지역 근무를 고수한 사례가 생겨 전북교육청은 올해부터 이같은 편법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인해 일선 학교에서는 수석교사의 법제화와 현실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연구활동비(월 기준)를 지난해보다 25만원 인상하고, 수업 경감 혜택 등을 주고 있지만 지원자들이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제도적 장치도 부족해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며 "법제화를 통해 수석교사로서 본인의 교육적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서둘러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