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국력이 왕성했던 6세기 초엽, 동아시아의 모든 물산은 백제로 집중됐다. 이로 인해  동아시아 국가 사이에서 모든 길은 ‘백제’로 통한다는 말이 통용되기도 했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원)은 동아시아의 로마제국이라 불리었던 ‘해상강국 백제’의 위상과 찬란하게 꽃피운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7월 1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무대에 오르는 창작무용 대서사극 <가온누리 ㅂㆍㄺ지>는 ‘중심’(가온누리)과 ‘땅’(ㅂㆍㄺ지)의 뜻을 가진 순우리말로 ‘세상의 중심 백제’라는 의미를 담아낸다.

<가온누리 ㅂㆍㄺ지>는 ‘백제는 동아시아의 로마였다’ ‘칠지도를 주둔지 왕에게 하사했다’ ‘소금루트를 통한 해상 실크로드로 이룬 해상강국’이었다는 연구를 단서 삼아 제작된 작품.

김수현 국악원 무용단장은 “연구 결과로만 인식되고 있는 사실에 입체적인 작업을 더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동아시아 각 주둔지에 보내어진 칠지도로 인해 백제가 힘의 중심축으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강하게 들었다”면서 “만일 백제가 각 주둔지에 칠지도를 하사했다면 그날이 백제왕과 나라에겐 경사스러운 날이 아니었을까”하는 가설 하에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했다.

작품은 설화를 토대로 극적 상상력을 더했다. 학자이자 고대 백제 왕역의 오대원은 현대와 과거를 넘나들며 극을 이끌어 가며, 칠산 바다를 호령하고 관장하는 토착신 ‘계양할미’와 백제와 고구려를 세운 ‘소서노’는 작품의 서사적 구조를 유지해 준다. 백제의 위엄과 멋을 보여주는 ‘금동대향로’와 ‘칠지도’는 영상과 소품으로 재현된다. 

무대는 이탈막과 흡입막을 활용한 빠른 장면전환, 레이저와 조명의 강렬한 색채, 영상을 더해 경이롭고 환상적인 느낌을 전하고자 했다.

음악은 국악장단을 기본으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오악선의 률’에서는 오악선(관현악단원들)이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해 무대의 일체감을 더한다.

의상은 백제풍의 색감과 형태를 살리되,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되도록 디자인했다. 소품은 무대 미술과 특수효과를 조화시켜 작품의 의도를 살렸다.

작품은 김수현 무용단장이 임기 4년을 마무리는 하는 공연으로 작품의 방향과 초안대본, 안무, 연출까지 직접 맡았다. 여기에 대본·협력안무로 김윤수(전 인천시립무용단 예술감독)가  참여해 대본과 춤에 생기를 불어넣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공연예매는 홈페이지 http://www.kukakwon.or.kr를 통한 사전 예약제이다. 예약을 하지 못한 경우에는 공연 당일현장을 방문하면 1시간 30분 전부터 선착순으로 잔여석을 배부 받을 수 있다. 

/정해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