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계종교평화협의회는 1333년 교황이 고려의 왕에게 보낸 서신에 대한 정서·번역작업을 마치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6월 협의회가 해외 교류 일정으로 바티칸기록원(바티칸비밀문서고)를 방문 했을 때 종교적 화합과 상생의 차원에서 확약 받은 2쪽 분량의 라틴어 서신으로, 여기에는 1333년 아비뇽에 머무르던 교황 요한 22세가 교구장(대주교)을 원나라에 파견하면서 그리스도교에 대한 고려의 협조를 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경외하는 고려인들의 국왕께’라고 시작하는 서신에는 ‘그리스도를 믿는 옛 그리스인들과 새 그리스인들을 인간미가 넘치는 친절로 받아주시고 온정이 넘치는 은혜로 그들을 보살펴 준 일은 그대 이름에 좋은 평판과 영예를 더해주므로 귀하는 이런 일에 관하여 그대 마음의 눈을 들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바라보면서 귀하가 지금까지 훌륭하게 이루셨던 일을 장래에도 기꺼이 계속 행하십시오.’(중략) ‘대주교(니콜라오)로서의 그와 언급된 수도형제들이 귀하와 그대의 백성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의 계명을 가르쳐 복음을 전해야 할 많은 일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중략) ‘귀하께서 평화로운 얼굴로 그들을 받아주시도록 우리 주 하느님 안에서 귀하의 관대하심을 조심스럽게 요청하고 권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이 서신은 기황후가 원나라(몽고)에서의 황후등극 이후 고려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진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교황청에서 우리나라에 보낸 최초의 서신으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비록 서신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그 너머에 고려와 바티칸 사이의 교류의 개연성이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는 호남교회사연구소와 공동으로 번역완료에 따른 서신에 대한 문서·역사적 고증작업과 함께 추가 서신에 대한 후속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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