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작렬하고 눅진한 열기가 휘감기는 도심에서의 빠릿빠릿한 생활에 지쳐있다면, 잠시 전주 한옥마을에 들러 신선놀음에 빠지는 호사를 누려보자.
경기전, 전동성당, 전주향교, 오목대, 풍남문, 남부시장, 국립무형유산원 등에서 사드락사드락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이들 공간의 역사적 깊이와 문화유산의 가치는 물론 전주의 맥까지 읽을 수 있다. 특히 오는 12일과 9월 30일에는 <전주야행, 천년벗담>프로그램이 진행돼 풍류를 즐기기에도 적기이다.
‘전주야행, 천년벗담’은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문화재가 집적된 지역을 거점으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한 문화재 야간문화 향유 및 체험 프로그램으로, 전주한옥마을 및 국립무형유산원 일원 21개소에서 36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오후 4~10 펼쳐진다.
태조 이성계의 위풍당당함과 마지막 황손의 서글픔이 함께 서린 <경기전>에서는 왕과 궁중의 전통 의례였던 헌다례와 야간사진활영대회가 열린다. 야간관람이 제한되는 국가문화재에서의 사진촬영은 특별한 기회이다.
1914년 준공된 로마네스 건축양식의 성당으로 고풍스러우면서도 신성한 분위기가 가득한<전동성당>은 신앙인들의 노래인 성음악연주회를 마련한다.
조선시대 전주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었던 <전주향교>에서는 젊은 국악인들이 가야금 연주, 가곡과 시조, 전주시나위를 선보인다.
이성계가 승전을 자축하며 건축한 <오목대>에서는 전주의 문화재를 소재로 한 문학작품 속에 나타난 이야기를 발췌하여 낭송하는 문학의 향연이 열린다.
한옥마을 바로 옆 전주의 가장 크고 오래된 전통시장인 <남부시장>에서는 미로처럼 형성된 남부시장 골목골목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풀어가며 태조 어진이 숨겨진 공간을 추리하는 왕의 초상을 지켜라 탈출게임이 진행된다.
무형문화의 숨결을 만드는 근원지인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통연희인 줄타기와 버나놀이, 강강수월래를 비롯해 그림자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동물의 사육제와 피터와 늑대 등 클래식 음악과 그림자극의 조화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경기전 정문, 한옥마을 쉼터와 전통문화연수원 등 거리곳곳에서 국악 버스킹 페스티벌이 펼쳐져 야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강암서예관, 교동아트미술관, 전주완판본문화관, 최명희문학관, 여명카메라박물관, 전주소리문화관, 부채문화관, 전주전통문화관 등에서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주야행추진단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의 275-6945. /정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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