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발생한 OCI군산공장 가스누출 사고에 대한 관계기관의 대응체계가 부실한 것으로나타나 비난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 발생 당시 OCI는 군산시에 사고 사실 조차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군산시는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뒤늦은 상황전파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OCI는 23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군산공장에서 발생한 가스 누출과 관련해 공식 사과와 함께 사고 원인과 누출 이유 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허관 OCI 군산공장장은 “지난 22일 오후 4시 3분경 군산 폴리실리콘 2공장에서 원료물질인 염화규소(SiCl4, STC) 62kg이 누출됐다”고 밝혔다.

허 공장장은 “T-149 탱크 상부 밸브에서 미세한 균열을 발견하고 누출방지 장치를 설치하던 중 부품이 이탈하면서 가스가 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출 차단을 위해 자동 가동된 수막 설비의 수분과 반응하면서 하얀 연기 형태인 실리카(SiO2) 미립자와 염산(HCL)이 누출됐다”고 덧붙였다.

허 공장장은 “누출 즉시 해당 공정의 운전을 중지했으며, 옥외 소화전을 이용해 염화규스 가스의 외부 확산을 막았다”며 “이날 오후 6시께 환경청에서 광장 외곽에서 110미터 떨어진 장소와 공장 정문, 주변 제일아파트 인근에 염산 농도를 2차례 측정한 결과, 검출되지 않았고 오후 8시 15분께 누출 방지조치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허 공장장은 "이번 사고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관련 관청과 기관의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OCI 군산공장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누출된 염산의 양이 극히 적고 피해 확산을 위해 인근 상가 주민들에게 방독면을 지급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고 밝혔지만, 가스누출 사고에 대한 피해 확산 논란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사고 직후 유독 가스가 확산되어 OCI 군산공장 인근 마을 농작물이 타 들어가고, 12명의 주민들이 가스 흡입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고는 OCI 군산공장 사고 매뉴얼 중 공장 외부로 영향을 미치는 최고등급인 3단계로, 반경 2km내 주민에게 방독면을 지급하고 대피령을 내려야 하지만 관련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OCI 군산공장은 가스 누출로 큰 위험이 있었음에도 인근 주민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고, 주민지급용 방독면 34개를 인근 상가에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 발생시 OCI 군산공장측은 최고등급의 재난 상황에서 관련 기관인 군산시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으며, 군산시는 이날 오후 4시 18분 민원 접수로 상황을 파악하는 등 화학사고에 대한 보고체계의 허점도 드러냈다.

뒤늦은 상황전파와 환경청의 염산 농도 측정 등을 검토한 군산시는 사고 발생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가스누출 사고 사실을 알려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인근 주민 박모(48)씨는 “군산시는 사고 발생 직후 2시간이 다 되도록 관련 사실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으며, 시민들이 SNS를 통해 가스 누출 발생 사실을 알게 될 정도로 군산시의 대응은 부실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군산=문정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