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자영업 경기 ‘적신호’… 고령화·내수 부진·금융 부담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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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자영업자들이 장기 불황과 구조적 수요 위축, 금융 부담 가중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내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폐업 증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전북 자영업 생태계가 뚜렷한 침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북지역 자영업자 수는 2023년 12월 27만3천 명에서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25년 10월에는 24만6천 명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전년 동월 대비 4~11%의 감소폭을 보이며 감소세가 한층 뚜렷해졌다.
소상공인 노란우산공제 폐업공제금 지급 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신규 창업자 수도 빠르게 줄어드는 등 폐업 증가와 창업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모습이다.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2025년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9조3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상호금융권 대출(14조6천억 원)이 2019년 말 대비 2.1배 급증하며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저신용·저소득 차주가 1년 새 각각 18.0%, 15.6% 증가하면서 취약차주 규모도 확대됐다.
연체율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음에도 2.2%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위험도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따른 구조적 소비 기반 축소가 전북 자영업의 가장 큰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소비 진작책으로 단기적 소비 여건은 일부 개선됐지만 지속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외부 소비자 유입을 통한 수요 확충도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전북의 역내 소비 유입률은 지방 평균보다 낮고, 전자상거래 매출 비중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운영 여건도 녹록지 않다. 농수산물, 전력·가스 등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주요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상가 공실률은 높은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북 소상공인은 전체 영업비용 중 매출원가 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높아 원가 부담이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자금 조달 여건도 팍팍해졌다. 예금은행은 연체율 상승으로 대출 여력이 줄었고, 상호금융도 자산건전성 악화로 대출 확대에 조심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운영비 절감과 금융지원의 효율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협동조합 기반의 공동구매·공동서비스 체계를 활성화해 식자재·운영비 부담을 낮추고, 차주 위험도가 높은 취약계층에는 상환조정을 권고하는 등 맞춤형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영업성과가 유지되는 업체에는 운전자금과 경영 안정자금을 적극 연계해 ‘선별적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경쟁력 제고 없이는 지속가능한 자영업 생태계 구축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창업 단계부터 상권 분석, 자금조달 전략 등 실무형 교육을 강화하고 이수자에게 정책자금과 보증을 연계하는 인센티브 제공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전북의 온라인 채널 활용도가 낮은 현실을 고려해 상품 정보 제공, 고객 응대, 리뷰 관리 등 온라인 경영 역량을 높이는 실질적 교육과 데이터 기반 판매·성과 분석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
한편 경쟁력이 낮은 취약 자영업자에게는 단기 생계지원 → 직업전환 → 재도전까지 이어지는 패키지형 지원을 마련해 재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북의 소비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주환경 개선도 필수적이다.
대광법 개정에 맞춰 광역교통망과 연계된 대중교통 체계 정비, 청년층 주거·문화 인프라 확충을 통해 청년의 정착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한 방문객 소비 증가를 위한 관광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계절별 문화 프로그램,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전통시장·특산품과의 연계 콘텐츠 발굴 등을 통해 전북의 낮은 역내 소비 유입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오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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