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 정상화를 위한 심리치료를 맡고 있는 정운선 학교정신건강지원센터장은 24일 "단원고 심리 치유의 핵심은 교사들이 얼마나 빨리 심리·신체적으로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교사의 상태"라며 "교사가 웃으면 학생도 웃고, 교사가 슬프면 학생도 슬프다. 따라서 교사들을 심리·신체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이번 치유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또 "진도 실종자의 부모, 생존자와 그 가족, 희생자의 가족 등 너무 많은 곳에서 교사들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학교 회복"이라며 "교사들을 학교로 돌려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학생들은 세월호 침몰 전 어른들이 아무런 구조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어른들에 대한 신뢰 회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원고는 이날 정신과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3학년을 대상으로 트라우마 심리 치료의 하나로 '카드쓰기'를 통한 애도 반응 관찰을 진행했다.

 정 센터장은 이중 한 3학년 학생이 기자들에게 보내는 카드를 소개했다. 이 학생은 카드에서 "장래희망이 기자였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꿈이 바뀌었다"며 "양심과 신념을 저버리고 공적 쌓기 경쟁으로 국민에게 실망과 분노를 줬다"며 언론의 취재행태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김학미 3학년 학년부장은 "학생들이 오히려 교사들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성숙한 태도에 가슴이 뭉클했다. 교실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주면서 우리는 함께 고통을 치유해 가고 있다"며 울먹였다.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16일부터 휴교에 들어간 단원고는 이날 3학년 등교를 시작으로, 28일 1학년과 수학여행 불참 2학년생 13명 등이 등교한다. 경기도합동대책본부는 단원고 재학생과 교사 등을 대상으로 사상 초유의 집단 심리 치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