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용서 안했는데, 누가 용서했다고 그래요? 나랑 동생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빌지도 않았는데... 누가요? 누가!”
영화 ‘도가니’ 속의 민수 대사 중 일부다.
실제로 2000년부터 5년간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장애를 상대로 교장과 교사들이 저지른 성학대 사건을 그리고 있는 ‘도가니’.
사건이 재판과정에서 경찰, 검사, 판사의 외면 그리고 돈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되자 민수는 이처럼 말했다.
장애아동 성학대 사건에 대한 심각성과 아동학대 조기 발견 및 효과적인 아동보호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영화 도가니 토론회가 19일 전주CGV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전북도 김성주 의원, 김광혁 교수(전주대 사회복지학과), 장애인부모회 임예정 센터장, 세이브더칠드런 유혜영 지부장,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 김정석 관장, 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제영강 씨가 참여한 가운데서 진행됐다.
임예정 센터장은 “이 사건이 영화화되고 아동 성학대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며 말했다.
덧붙여 “복지시설이 거대화, 복합화되면서 장애아들이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곳에서 생활하며 더욱 은폐되고 있다”며 “공동생활가정, 지역사회 재활시설 등을 통해 장애아들이 가족과 멀리 떨어지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혜영 지부장은 “미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동에 대한 규정(아동이라 함은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을 의미한다), 비차별, 아동최선의 이익 3원칙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며 “장애아는 일반아동과 구별되는 존재가 아닌 똑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지부장은 아동 보호 체계에 있는 사회복지사 등도 윤리의식을 다시 한 번 무장해야 함을 주장했다.
김광혁 교수는 “성학대를 당한 아이들의 법적인 절차와 제도적 보완, 시설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러한 장애아들의 성학대 사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되새기면서 아이들을 위한 최적의 보호시스템을 마련하는 주춧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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