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과부 질타, 야-김 교육감 감싸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29일 오전 전북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관련기사 7면>
이날 국감에서는 김승환 교육감 취임 후 발생했던 각종 갈등을 놓고 여야 국회위원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여당 의원들은 교과부와 마찰이 잦았던 김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놓고 질의를 한 반면,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김 교육감을 감싸주는 질문을 이어갔다.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경기 구리)은 "김 교육감은 취임 직후 자율고로 지정된 2개교의 지정을 취소했고, 지난해 감사 때 '교육감 재량권의 한계를 이탈해 위법한 행정처분으로 판단, 법정 패소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는데 전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주 의원은 "도교육청은 자율고와 관련한 소송에서 각종 비용 2,125만원,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소송 등에 2,3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고, 2개 학교도 수 천 만원의 소송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감 개인 돈도 아닌 교육청 예산을 낭비했고 학교 측에도 막대한 손해를 끼쳤는데, 도민과 학생, 학부모, 학교에게 정말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서울 서대문구 을)도 "김 교육감은 왜 당당하게 법을 지키지 않느냐"면서 "개인의 신념에 맞지 않아도 법에 따라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공직자의 자세이자 책임"이라고 몰아붙였다.
이같은 여당 의원들의 질타에 김 교육감은 '오히려 교과부가 법을 어기고 있다'고 맞받았다.
김 교육감은 "교과부의 시행명령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는 것이고, 자율고 지정취소에 따른 패소는 차후 비슷한 사안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해 볼 문제"라고 답변했다.
이어 "교원평가 관련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상태에서 교과부가 이를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여당 의원들이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강한 질타를 실시한 반면, 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은 교육감 감싸기식 질의로 일관했다.
무소속 유성엽 의원(정읍)은 "전북을 비롯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수장을 맡고 있는 시ㆍ도교육청들이 최하위 교과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전북도교육청이 잘못했다기 보다는 교과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과부는 너무나 획일적인 지표로 시ㆍ도교육청을 압박하고 있다"며 "시ㆍ도교육감협의회와 논의해 연대해서 투쟁할 계획은 없냐"고 물었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광주 서구 을)은 "직접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 교육의 건강성 지표(7개)를 만들었는데, 전북은 지난해 6위에서 올해는 1위로 평가됐다"며 "도교육청은 최근 최하위 수준의 교과부 평가를 받았는데, 왜 평가 결과가 다른지 교과부에서 반드시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교육청도 진보교육감 취임 1년만에 교육의 건강성 지표가 16위에서 3위로 올랐다"며 "교육감은 힘내서 열심히 일해 달라"고 지지성 발언을 이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 역시 "교육감이 교과부 지시가 절차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이 선다면 충분히 문제 제기할 수 있다"며 "교과부가 김 교육감에게 직무이행명령을 내린 것은 불합리하니 일관되게 뜻을 관철하라"고 김 교육감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같은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김 교육감은 "세심한 지표까지 마련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욱 힘내서 열심히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