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공립 비중이 현저히 적은 것은 국가가 교육의 공공성을 담보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현 사립학교를 국가 매입 등으로 공립으로 전환하는 등 공립학교를 대폭 확충하고 급식 무상 제공, 등록금 인하, 학급당 학생 수 줄이기 등을 통해 교육복지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한다.”

지난 23일 희망과 대안 전북포럼(공동대표 최인규. 이재규)의 2012 새로운 희망 찾기 연속기획포럼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박승배 전주교육대 교수는 “근대 교육의 역사를 일별하면서 귀족주의 교육관, 시장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한 우리 교육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우식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원장은 교육문제만큼 ‘죄수의 딜레마’(상대방을 의심해 공동의 이익 대신 극단적인 사적 이익을 추구, 결국은 모두 피해를 입는 상황)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 영역이 없다고 운을 뗀 뒤 불신 비용이 높은 현재의 교육체제를 해체하고 사회적 합의와 연대에 기초한 소통과 협력의 교육과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항윤 장학사는 발제에 공감하면서 현재 교육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 등 주요 추진정책을 소개하고 단위학교 중심의 발전 전략, 협력교육 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학교모형을 제시했다. 권혁선 전라고 교사는 진로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영수 중심의 교육과정, 도구과목 중심의 문제풀이식 방과후 학습 등 2009개정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꼼꼼히 지적했다.

청중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교육청 담당자, 학생, 학부모, 교사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진보교육감 1년 동안 소통과 협력의 체감 정도는 어떤지에 대한 질문에서부터 교육문제가 사회문제와 결코 격리될 수 없는 만큼 전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교육의 변화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현장교사는 경쟁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문제는 경쟁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단순 학력이 아니라 존중과 배려, 전 지구적 사고 등 사람 사이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는 문화자본을 중심으로 보아야 하며 급진적인 개혁 정책의 한편에 있는 학부모들의 다양한 욕구도 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포럼에는 현장교사와 교수, 교육청 관계자, 학부모와 사범대와 교대 학생 등 교육계의 다양한 인사 80여 명이 참석해 진지한 의견을 나눴다./박상래기자